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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건강한 겨울나기 - 집안 온도·습도 조절이 예방 '왕도'
 

국제신문 건강면 [2003/11/23 21:17]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어린이들의 건강한 겨울나기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두툼한 외투를 입고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 어린이들의 환한 미소가 겨우내 계속되기 위해서는 각종 예방조치 등 부모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 곽재훈기자 kwakjh@kookje.co.kr

방한복을 준비하는 어머니들의 마음은 한결같다. “이번 겨울에는 애들이 건강하게 보내야 할텐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있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예방하거나 쉽게 고칠 수 있는 병을 차일피일 미루다 만성질환으로 악화시키는 사례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겨울엔 건조한 공기와 온도 습도의 부조화 등으로 어린이들이 병원을 자주 들락거리게 된다. 건강한 겨울나기, 그 첫걸음부터 살펴보자.

# 가성 콜레라(로타 바이러스 장염)
쌀뜨물 같은 물설사를 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가성 콜레라로 불리는 로타바이러스 장염은 6~24개월의 영·유아에게 잘 발생한다. 주로 늦가을과 겨울철(10월~이듬해 2월)에 유행한다. 유행시기에는 급성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어린이의 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주감염 경로는 대변에 있던 바이러스가 음식과 손을 통해 입으로 전파되는 것이다.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가 하루이틀 토하면서 갑자기 물설사를 한다. 탈수 증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1주일 이내에 회복된다.

아이가 설사할 때는 오랫동안 금식시키지 말고 4~6시간마다 보리차나 분유의 농도를 약간 옅게 먹여 보고 설사가 지속될 때에는 특수분유를 먹이면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탈수 때는 입이 마르고,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고, 눈이 쑥 들어 가고, 아이가 축 늘어지면서 소변 보는 횟수가 적어지고, 몸무게가 빠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에는 입원해야 한다.


# 감기·독감
감기는 겨울철 어린이에게 가장 흔한 병이다. 대부분 바이러스가 원인이며 코와 목구멍에 급성 염증을 일으킨다. 감기 자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나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에게 중이염이나 폐렴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감기는 아직 확실한 예방법이 없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가급적 피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바로 손발을 씻고 양치질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시키고 실내는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면서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찬공기나 찬음식은 호흡기를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며 일반 감기보다 증세가 심한 것이 특징이다. 주로 이맘때부터 이듬해 2월까지 유행한다. 독감의 증세는 고열 한기 기침 콧물 등이 있고 목이 아프며 근육통을 동반, 온몸이 쑤신다.

독감이 문제가 되는 것은 2차적 세균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이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접종을 한 경우 정상인의 70~90%는 독감에 걸리지 않으며, 걸리더라도 비교적 가볍게 넘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항체가 생성되는데 2주 가량 걸리기 때문에 늦어도 이달말까지는 맞아야 한다.

독감예방 주사는 해마다 맞아야 한다. 이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변이를 잘 일으켜 바이러스 형태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이다. 독감 증상이 있는 어린이에게는 의사의 자문 없이 아스피린을 주면 안된다. 뇌성마비 등 심각한 합병증에 시달리는 라이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가습기는 호흡기 질환의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조한 공기에 노출되면 감기에 걸리기 쉽다. 열이 나고 기침을 하는 환자에게 습도를 높여 주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으며 가래를 배출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가습기는 특히 코가 찍찍하게 막혀 있을 때나 목구멍이 건조할 때 좋다. 그러나 호흡기 질환에 가습기를 잘못 사용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 보다도 못한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으므로 올바른 사용이 중요하다. 가습기 물을 매일 갈고 청소해야 하며, 환기를 잘 시켜야 한다.


# 아토피 피부염
건조한 겨울 날씨로 인해 악화될 수 있는 대표적인 피부질환이 ‘태열’이라고 불리는 아토피 피부염이다. 피부, 특히 얼굴 목 팔꿈치 등에 심한 가려움을 동반하는 피부질환으로 같은 병을 가졌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더 잘 발생한다.

아토피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요인들로는 갑작스러운 온도와 습도 변화, 모직물과 같이 피부자극을 일으키는 물질과의 접촉, 비누나 세제의 잦은 사용, 스트레스 등이 있다.

피부 관리를 위해 이같은 요인들을 피하며 손톱을 자주 깎고 피부를 긁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목욕 횟수를 줄이고 뜨거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목욕 시간은 짧게 하고 때를 세게 밀어서는 안된다. 목욕 후에는 보습효과가 충분한 외용제를 발라 주는 것이 좋다.


# 소화기질환 있을땐
소화기질환 어린이들은 대부분 밥맛이 없고 식사량이 적으며 편식을 한다. 배가 자주 아프다고 호소하며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더부룩하다. 구토나 구역질을 자주 하고 설사, 변비가 교대로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있는 아이에게는 인스턴트 음식이나 유제품을 피하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규칙적으로 일정량씩 먹이도록 한다. 찬음식은 되도록 피한다. 심한 경우에는 죽이나 미음이 좋다.


# 호흡기질환 있을땐
호흡기질환 어린이의 경우 감기를 달고 살거나 한번 걸리면 잘 낫지도 않는다. 찬바람을 쐬거나 찬음식을 먹여도 기침을 한다. 코도 잘 막힌다.

이런 증상이 있는 아이에게는 너무 덥지 않게 실내온도를 조절하고 일광욕을 해준다. 가습기는 실내의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시킴으로써 호흡기 점막이 충분한 수분을 머금게 하고, 섬모의 활발한 운동을 유지해서 가래를 배출시킨다. 생리식염수(연한 소금물)로 콧속을 씻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정상도기자
/ 도움말=송민섭·인제대 부산백병원 소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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