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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사끼병 신문 기사
[조선일보] 2009/01/28 A20면

 

감기와 증상 비슷한 '가와사키병' 방치하면 어린이 심장병 일으켜

 

고열과 임파선이 붓는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어린이들에게 심장 질환을 일으키는 '가와사키병'이 늘고 있다. 부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송민섭 교수의 국내 가와사키병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0년 2681명이던 환자가 2005년 3031명으로 증가했다. 2006~2008년에도 국내에서 매년 3000명 이상의 어린이가 가와사키병을 앓은 것으로 추정된다. 5살 미만 어린이 10만명당 발병률은 2000년 73.7명에서 2005년 104.6명으로 증가, 가와사키병 발병률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일본의 120~150명에 가까워지고 있다. 가와사키병은 전체 환자의 80%를 5살 미만 어린이가 차지하며, 후천적 어린이 심장병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가와사키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5일 이상 지속되는 고열(38.5도 이상) ▲온몸에 생기는 피부 발진 ▲눈곱 없는 양쪽 눈 충혈 ▲입술이 갈라지거나 빨개지며 딸기 모양 혀 ▲손·발바닥이 붓고, 손가락 끝 껍질 벗겨짐 ▲목 임파선이 1.5㎝ 이상 부어오르는 것 등으로 얼핏 보면 감기와 비슷하다. 심지어 소아청소년과 의사들도 단순 감기로 잘못 진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와사키병은 발병 후 10일 이내에 진단되어 면역 감마글로불린이란 주사제와 아스피린 등을 투여하면 85~90%가 완치된다. 하지만 감기로 잘못 알고 해열제나 항생제만 투여하면 심장병 위험이 증가한다. 빨리 열을 내리지 않고 치료가 늦어지면 환자의 15~25%는 심장 근육에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에 이상이 생긴다. 관상동맥에 이상이 생기면 혈관 벽이 늘어나 확장되거나 풍선 모양으로 부풀어 늘어난 채 원상회복되지 않는 '관상동맥류'라는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또 혈액 응고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소판이 증가하면서 관상동맥 내 피가 응고되는 혈전증(심장이나 혈관 내에서 혈액이 응고된 상태)도 나타날 수 있다. 가와사키병 환자 1만명 중 3~5명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을 일으켜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이 질환은 뚜렷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예방법이 없으며, 치료는 열을 내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윤용수 교수는 "가와사키병은 정확한 원인도 모르고, 진단 기준도 의사들이 임의로 정해 놓았다. 마땅한 치료법도 없다"고 말했다.

가와사키병으로 진단되면 일반적으로 5~7일쯤 입원 치료를 한다. 병원에서는 염증 정도를 확인하는 혈액검사, 소변검사와 관상동맥 합병증을 확인하기 위한 심장초음파 검사 등을 한다. 치료 초기에는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고용량 아스피린(30~50㎎/㎏)을 하루 3~4회 투약하고, 그 다음 항응고 효과가 있는 저용량 아스피린(3~5㎎/㎏)을 하루 1회 투여한다. 퇴원하더라도 2~3개월간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관상동맥이 늘어난 경우 정상으로 회복될 때까지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송민섭 교수는 "일단 가와사키병으로 진단되면 최대한 빨리 열을 내려 관상동맥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에서 말한 6가지 증상 중 5가지 이상 해당되면 가와사키병을 의심하고 제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송 교수는 말했다.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suj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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